이렇게 만들어진 배수체는 다시 무성적인 존재가 되며, 다시 성장해 역시 무성적인 포자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되풀이하게 된다. 이처럼 포자로 번식하는 식물들은 항상 포자만이 아니라, 포자와 함께 난자와 정자를 번갈아 생식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식으로 유성생식과 무성생식이 번갈아 나타나는 현상을
세대교번이라고 한다. 한번은 혼자서, 다음에는 짝을 만나서, 그리고는 다시 홀로, 다음에는 또다시 짝을 만나는 과정을 번갈아 되풀이하면서 번식하는 것이다.
이렇듯 번식의 입장에서 포자는 세대 교번 시 나타나는 제3의 무성적 생식세포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포자(spore)라고 부르는 단어에는 이중적인 의미가 하나 더 숨어 있다. 생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형성하는 세균들의 ‘씨앗’ 역시 포자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체온을 조절할 수 없는 식물들 중에는 추운 겨울을 씨앗의 형태로 버티는 종류들이 종종 있다. 두꺼운 외피에 둘러싸여 있는 씨앗의 특성상 추위나 건조함에 대한 저항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세균들 중에서도 식물들의 씨앗을 그대로 모방하는 종류들이 있다. 특히나
그람양성
(Gram positive)에 속하는 세균들 중에는 먹을 것이 부족해지는 등 환경 상황이 열악해지면 성장을 멈추고 포자를 형성하여 후일을 대비한다. 보통의 세균들은
이분법을 통해 번식하기 때문에 세포가 분열되기 전에 먼저 핵을 하나 더 만드는 과정을 거친다. 그래야 분열된 뒤, 두 개의 딸세포가 각각 하나씩의 핵을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환경이 열악해져 포자를 만들어야 할 시기가 다가오면, 세균 내에서 두 개의 핵이 만들어진 뒤 세포 분열로 이어지지 않고 이들이 오히려 하나의 핵으로 더해지는 일이 벌어진다. 즉, 원래는 반수체(n)였던 세균들이 배수체(2n)를 형성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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