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February 28, 2011

홍어, 가오리 - 연골어류

홍어목은 전기가오리아목과 홍어아목으로 나뉜다. 전기가오리아목에는 전기가오리과만 있는 데 비해 홍어아목에는 가래상어과, 가오리과(혹은 홍어과), 목탁가오리과, 색가오리과, 매가오리과, 쥐가오리과의 여섯 과가 있다. 이들을 통칭해서 가오리류라 부른다. 가오리류는 몸꼴은 넓고 납작하며 꼬리지느러미가 작거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볼 때 가오리류는 꼬리 부분에 있는 독가시로 상대를 공격한다. 그러나 흔히 먹는 홍어의 경우에는 독이 없다. 홍어는 홍어목 가오리과 홍어속의 물고기인데, 홍어목을 가오리목이라고도 하고, 가오리과를 홍어과라고도 하니, 홍어가 가오리의 일종인지, 가오리가 홍어의 일종인지는 정답이 없다.


독을 가진 노랑가오리
독을 가진 가오리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색가오리과에 속하는 노랑가오리이다. 노랑가오리는 몸이 노란색이나 붉은색을 띠기에 붙은 이름이다. 영어명도 색깔을 뜻하는 단어를 붙여 ‘Red stingray'라 부른다. 노랑가오리는 위협을 느끼면 퇴화한 등지느러미가 변한 꼬리 가시를 들어올려 상대를 찌른다. 날카로운 가시가 상대의 살갗을 뚫고 들어가 독물을 주입하는데, 노랑가오리 가시에 찔리게 되면 참을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을 겪으며 심할 경우 죽음에 이르기도 한다. 2006년 9월4일 호주 퀸즐랜드주 연해에서 환경 운동가 스티브 어윈이 노랑가오리 가시에 찔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노랑가오리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졌다.


전기를 내는 전기가오리
전기가오리는 발전 기관을 가진 대표적인 해양 어류이다. 전기뱀장어나 전기메기 등도 발전 능력이 있지만 민물에서 살아간다. 이들은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먹이를 잡고, 탁한 물 속에서 길을 찾기 위해 전기를 이용한다. 전기가오리는 순간적으로 200볼트의 전기를 일으킬 수 있는데, 남미의 하천에 서식하는 전기뱀장어는 몸무게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발전기관에서 650~850볼트 정도의 전기를 방전할 수 있다. 전기가오리는 일반 가오리에 비해 몸체가 둥글며, 윗면은 검고 아랫면은 흰 편이다. 가슴지느러미 안쪽에 벌집 모양의 발전기를 가지는데, 이곳에 있는 수천 개의 세포가 각각 발전소 역할을 하여 순간적으로 강한 전기를 만들어낸다. 전기물고기들이 강한 전류를 내보내면서도 스스로 감전되지 않는 것은 이들의 발전 세포가 체내에서는 구역별로 병렬 연결되어 있어, 고압의 전류를 내보내더라도 자신의 몸에 흐르는 전류량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이다.

노랑가오리, 위험한 독을 가졌다.
전기가오리, 200볼트 정도의 전기를 일으킬 수 있다.


악마 같은 모습의 쥐가오리
쥐가오리는 성체의 지느러미 너비가 7~8미터이고 무게는 0.5~1.5톤에 이르는 대형 어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머리지느러미로 돌출된 커다란 가슴지느러미의 연장부가 쥐의 귀를 닮았다 하여 쥐가오리라 부르고, 서양에서는 이 부분이 악마의 뿔을 닮았다 하여 악마가오리(Devil ray)라 부른다. 덩치에 비해 온순한 쥐가오리는 플랑크톤이 주식이며, 새우보다 큰 먹이는 먹지 못한다. 주로 열대 해역에 서식하며, 넓은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유영하는데 헤엄을 친다기보다는 바다 속을 할공하며 다닌다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사냥을 즐기는 매가오리
매가오리는 서양에서는 독수리가오리(Eagle ray)라 불리는 종이다. 우리말로 옮길 때 ‘매’라는 이름을 붙여 매가오리가 되었다. 쥐가오리는 성격이 온순한데다 사는 곳이 일정해 스쿠버 다이버들이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지만, 매가오리류는 사냥을 즐기는 육식종인데다 넓은 지역을 이동하며 다니기에 만나기기 쉽지 않다.

쥐가오리, 악마의 뿔을 닮은 모습이다.
매가오리, 사냥을 즐기는 종이다


주둥이가 뾰족한 홍어
홍어아목 가오리과에 속하는 홍어(洪魚)는 다른 가오리들과 비슷하게 생겨 구별할 필요가 있다. 두 마리를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차이점을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홍어는 마름모꼴로 주둥이 쪽이 뾰족한 반면, 다른 가오리들은 대체로 원형 또는 오각형으로 전체적으로 몸이 둥그스름한 편이다. 그런데, 노랑가오리와 상어가오리는 주둥이 부분이 다소 모가 나 있어 홍어로 오인되기도 한다.

또 홍어는 배 부위 색깔이 등 부분과 비슷하거나 약간 암적색을 띠는 데 비해, 다른 가오리는 흰색이다. 홍어라는 이름은 몸의 폭이 넓기에 넓을 홍(洪)자가 붙여졌다. 이 홍어를 두고 [본초강목]에서는 해음어(海淫魚)라 적고 있다. 수컷의 음란함 때문이다. 옛날 어부들은 홍어를 잡을 때 암컷을 줄로 묶어서 바다에 던져두었다. 그러면 수컷이 달려와 짝짓기를 하는데 수컷의 생식기에는 가시가 나 있어 짝짖기가 이루어지면 몸을 빼내기가 어렵다. 이때 어부가 줄을 당기면 암컷에 딸려 나오는 수컷까지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홍어(좌)와 다른가오리(우). 홍어는 뾰족하게 생겼다.


홍어와 다른 가오리는 외양상의 차이로 구별할 수 있지만, 홍어를 가장 뚜렷하게 구별 짓는 것은 홍어를 발효시킬 때 나오는 특유의 암모니아 냄새에 있다. 바닷물고기들은 삼투압 작용으로 체내 수분이 바닷물 속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체내에 여러 가지 화합물이 충분히 녹아 있어야 한다. 홍어를 포함한 연골어류인 가오리, 상어 등은 특히 요소 성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요소 성분은 이들이 죽고 나면 암모니아로 분해되며 이때 독특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연골어류 중에는 특히 홍어에게 요소가 많아 삭힐 때 특유의 독특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다른 가오리를 삭힌 것도 암모니아 냄새가 나긴 하지만 홍어만큼 톡 쏘지는 못한다.


대표적 남도 음식, 홍어
홍어의 독특한 냄새를 두고 썩힌 것이라 표현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의 특징 중 하나인 ‘삭히다’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음식물이 썩게 되면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식중독균 등의 독성 물질이 생성되며 부패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반면 홍어는 저장일로부터 열흘 정도가 지나면 암모니아가 본격적으로 발생한다. 이는 세균작용이 아니라 홍어 자체에 있는 효소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오히려 인체에 유해한 세균의 침입을 막아주는 기능까지 한다. 이렇게 인체에 무해하게 분해되는 과정을 삭힌다고 한다. 삭힌 홍어는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맛들이게 되면 도저히 끊을 수 없을 정도이다. 그래서인지 홍어를 즐겨 먹는 전라도 지방에선 홍어를 귀하게 여겨 예로부터 관혼상제에서 빠뜨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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